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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를 마치기 전에 AX부터 시작한 비큐AI 이야기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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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를 마치기 전에 AX부터 시작한 비큐AI 이야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순서는 대체로 정해져 있었어요.

먼저 DX를 합니다. 문서를 디지털로 바꾸고,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죠. 그렇게 디지털 전환을 어느 정도 완성한 다음에야 AI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였습니다.

비큐AI는 이 순서를 제대로 밟지 않았어요.

정확히 말하면, 그 순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DX를 기다리지 않고, AX로 먼저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도구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완벽한 시스템을 먼저 만든 뒤 AI를 도입하는 대신, Notion과 Slack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기반 위에서 Agent가 사람과 함께 일하도록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했다는 의미입니다.

그 결과 Slack은 대화 도구에서 업무의 입구가 되었고, Notion은 문서 보관함에서 조직의 기억이 되었어요. 그리고 AI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실제로 일을 이어받는 실행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DX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비큐AI가 변화를 시작할 당시에도 디지털 도구는 있었어요. 하지만 정보는 여러 공간에 흩어져 있었고, 중요한 보고는 여전히 사람이 다시 정리해야 했습니다. 누군가 업무 내용을 메신저로 전달하면 다른 사람이 그 내용을 문서로 옮겼고, 주간보고 시점이 오면 각자 흩어진 기록을 다시 모아 PPT를 만들었죠.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전사 시스템을 먼저 완벽하게 정비한 뒤 AI 도입을 시작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있는 도구를 활용해 반복되는 일부터 Agent가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두 번째를 선택했습니다.

Notion에는 고객, 프로젝트, 장애, 업무 결과와 같은 기록이 쌓이도록 했어요. Slack에서는 개인 메시지보다 공개 채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Bot과 Agent가 필요한 맥락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요.

처음부터 모든 데이터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프로세스가 표준화된 것도 아니었어요. 대신 일을 하면서 생기는 기록이 다음 업무의 맥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부터 만들었습니다.

완벽한 DX 이후에 AX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AX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DX도 함께 만들어간 셈이에요.


Slack은 업무의 입구, Notion은 조직의 기억

비큐AI의 Agent는 별도의 거창한 화면에서만 움직이지 않아요. 구성원이 평소 사용하는 Slack과 Notion 안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이 구조는 비교적 단순해요.

Slack에서 요청하거나 이벤트가 발생하고, Notion에서 맥락을 찾으며, Agent가 결과를 다시 업무 현장에 돌려줍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이 단순한 연결이 큰 차이를 만들어요.

장애가 접수되면 보고까지 이어집니다

장애가 발생하면 담당자가 Notion에 내용을 기록합니다. 상태를 변경하면 Agent가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Slack 채널에 자동으로 보고하고요. 이후 진행 상황은 다시 Notion이나 Jira에 남아 다음 대응을 위한 기록이 됩니다.

사람이 장애 내용을 여러 채널에 복사해 전달하거나, 나중에 다시 경위를 정리할 필요가 줄어들어요. 접수와 공유, 후속 기록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고객 요청이 들어오면 리서치가 시작됩니다

새로운 문의나 계약 관련 요청이 들어오면 Agent가 회사와 사업을 조사하고, 내부 Notion과 Slack에 축적된 맥락까지 함께 확인해요. 확인해야 할 계약 조건과 체크리스트를 정리한 결과는 별도의 보고서가 아니라 원래 요청이 발생한 Slack 스레드에 남습니다.

업무를 요청한 사람이 다른 시스템에 들어가 결과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시작된 자리로 결과가 돌아오는 구조예요.

고객 히스토리도 대화에서 바로 이어집니다

고객과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생기면 구성원이 Slack에서 CRM Agent에게 업데이트를 요청할 수 있어요. Agent는 관련 Notion 고객 레코드를 찾아 내용을 반영합니다.

다만 같은 이름의 레코드가 여러 개라면 임의로 선택하지 않아요. 어떤 고객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하는지 사람에게 다시 묻고, 확인된 레코드에만 기록합니다.

AI가 무조건 처리하는 것보다, 모호한 순간에 멈추고 질문하는 것이 더 좋은 자동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보고서는 사람이 다시 쓰지 않습니다

업무 기록이 잘 남아 있다면 주간보고를 위해 같은 내용을 다시 작성할 필요가 없어요. Agent가 Notion과 Jira의 기록을 모아 초안을 만들고, 정해진 시점에 Slack으로 공유합니다.

뒤늦게 갱신된 내용이 있다면 전체 보고서를 다시 만드는 대신, 새로 추가된 내용만 찾아 보완할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보고서를 빠르게 쓰는 기술이 아닙니다. 업무를 잘 기록하면 보고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를 만드는 거예요.


20개의 Agent가 최소 740번 일을 시작했습니다

2026년 9월 말 기준으로 워크스페이스에서 확인된 공유 Notion Agent는 20개입니다. 영업과 CRM, 일일 리포팅뿐 아니라 장애 관리, 릴리스 노트, 백로그 관리, 스크럼, 잠재고객 조사, 뉴스 검색, PR과 경영 지원까지 역할이 나뉘어 있어요.

2026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확인된 Agent 실행 기록은 최소 740건입니다. 여러 Agent가 조회 가능한 최대 건수에 도달했기 때문에 실제 실행량은 이보다 많아요. 여기에 Slack Bot이나 별도로 운영되는 자동화까지 포함하면 일하는 Agent의 범위는 더 넓어집니다.

물론 이 숫자만으로 AX의 성과를 설명할 수는 없어요. Agent를 많이 만들었다고 좋은 AX 조직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중요한 것은 Agent가 어디에 존재하는지가 아니라, 사람이 기억해서 챙기지 않아도 업무가 다음 단계로 이어지고 있는가입니다.

비큐AI에서 Agent는 이미 영업, 운영, 제품, 리서치와 보고 업무의 중간중간을 연결하고 있어요. 아직 모든 일을 맡기지는 않지만, 반복 업무를 넘겨받고 사람이 더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Agent보다, 실패를 남기는 조직

모든 자동화가 처음부터 잘 작동한 것은 아니에요.

정보가 늦게 입력되어 보고서에서 빠지기도 했고, 이름이 비슷한 데이터가 중복되어 Agent가 어떤 레코드를 선택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권한이 부족하거나 필요한 맥락이 없어 실행을 멈춘 경우도 있었고요.

우리는 이런 상황을 실패했다고만 평가하지 않아요.

늦은 정보만 다시 전송하는 로직을 추가하고, 중복 데이터가 있으면 사람에게 먼저 확인하도록 지침을 바꿉니다. 권한이 없거나 위험도가 높은 변경은 Agent가 거부하거나 승인을 요청하도록 설계하고요.

AX의 성숙도는 오류가 한 번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오류를 발견하고 멈추고 학습하는 속도에서 드러납니다.

사람이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에도 오류는 존재해요. 다만 기록되지 않거나, 개인의 경험 속에서만 수정되는 경우가 많죠.

Agent와 함께 일하면 실패한 지점이 실행 기록으로 남습니다. 어떤 맥락이 부족했는지, 어떤 판단을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지, 다음에는 어떤 규칙을 추가해야 하는지가 보여요. 그 과정에서 개인의 노하우가 조직의 업무 방식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비큐AI의 AX는 사람을 완전히 제외하는 자동화가 아니에요. Agent가 반복과 탐색을 맡고, 사람은 승인과 예외 판단을 담당하는 Human-in-the-loop 방식에 가깝습니다.

통제 없는 자율성은 AX가 아니라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AX는 기술팀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문화입니다

Agent가 일하는 방식은 특정 개발팀만의 프로젝트로 자리 잡지 않았어요.

공개 Slack 채널에서 정보를 공유하면 다른 팀도 그 업무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만든 자동화가 실제로 시간을 줄여주는 모습을 보면, 다른 팀에서도 자연스럽게 "우리 업무에도 적용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이 나와요.

한 팀에서 만든 주간보고 방식이 다른 팀으로 확산되고, 누군가 만든 Bot의 구조를 다른 구성원이 가져가 자신의 업무에 맞게 바꾸기도 합니다. 좋은 결과물뿐 아니라 실패하거나 완성하지 못한 시도도 함께 공유하고요.

첫 번째 'AX 한마당'에는 9명이 참여해 7개의 과제를 제안했고, 40표가 모였어요. 성공 여부보다는 직접 시도하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공유하는 자리에 가까웠습니다.

그 행사에서 사용한 문장이 비큐AI의 AX 문화를 잘 보여줘요.

"게으름은 죄가 아니다. 손으로 세 번 한 게 죄다."

반복되는 일을 발견했을 때 묵묵히 계속 수행하는 대신, 왜 사람이 계속해야 하는지 질문합니다. 한 번의 불편을 개인의 인내로 해결하지 않고, 다음 사람은 같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해요.

이런 태도가 쌓이면서 AX는 하나의 도입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을 대하는 습관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AX가 잘되어 있을까요?

AX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AI 도구의 개수나 사용률로만 볼 수는 없어요.

우리는 네 가지 질문으로 확인하려고 합니다.

  1. 업무가 사람의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순간 시작되는가?
  2. Agent가 이전 기록과 조직의 맥락을 이어받을 수 있는가?
  3. 결과가 실제 업무가 일어난 곳으로 돌아오고 다시 기록되는가?
  4. 예외가 생겼을 때 사람에게 넘기고, 그 판단이 다음 실행 규칙에 반영되는가?

비큐AI에서는 이 네 가지 조건을 갖춘 업무 흐름이 이미 실제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렇다고 AX가 완성됐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Agent가 절감한 시간, 사람의 승인 비율, 결과의 정확도와 재작업률은 아직 일관된 기준으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잘 작동하는 자동화와 그렇지 않은 자동화를 구분하고,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일도 더 필요하고요.

그래서 다음 단계는 Agent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Agent가 만든 변화를 더 잘 측정하는 것입니다.

실행 횟수뿐 아니라 사람이 다시 손본 비율, 생성된 산출물, 절감된 시간, 업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걸린 시간을 함께 보려고 해요. 그렇게 해야 AX가 흥미로운 내부 실험을 넘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DX를 기다리지 않고, AX로 먼저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비큐AI는 DX를 완성하고 AX로 이동한 회사가 아니에요.

여전히 정리해야 할 데이터가 있고, 바꿔야 할 레거시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Agent와 함께 다시 설계하고 있어요.

완성된 시스템 위에 AI를 올린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하면서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Slack은 업무의 입구가 되고, Notion은 조직의 기억이 되며, Agent는 실행자가 됩니다. 사람은 반복 업무에서 조금씩 벗어나 방향을 정하고, 예외를 판단하고, 더 나은 질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요.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AX예요.

그리고 어쩌면, DX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빠르게 가능했던 변화이기도 합니다.